[약업신문] <특별기획> 당뇨 명의 4인 4색, 제네릭 봇물 당뇨병 약 처방 대책은? | |||||
---|---|---|---|---|---|
글쓴이 | 관리자 (IP: *.37.49.149) | 작성일 | 2023-07-24 14:40 | 조회수 | 153 |
<특별기획> 당뇨 명의 4인 4색, 제네릭 봇물 당뇨병 약 처방 대책은? 학술좌담회, 당뇨병진료지침 변경과 치료약물 처방패턴, 처방약시장 변화 등 폭넓게 논의 입력 2023.06.02 13:34 수정 2023.06.02 15:42 본지는 최근 당뇨병전문의 4명을 초청, <당뇨병 명의 4인 4색 특별진단, 제네릭 봇물 당뇨병 약, 병용급여기준 확대 처방 대책은?>이라는 주제로 학술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장을 맡은 연세대 차봉수교수는 최근 당뇨병 치료 진단과 처방에 따른 주요이슈에 대해 언급하고 패널로 초대된 아주대 김대중교수, 가톨릭대 권혁상교수, 박샘내과 박석오원장 등은 당뇨병학회를 비롯한 연구기관, 대학병원과 로컬임상 진료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당뇨병진료지침과 치료약물처방패턴,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처방약 시장 변화 등에 관해 깊이 있고 폭넓은 의견을 개진했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요약했다 <편집자> 좌장 : 차봉수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패널 : 권혁상 교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 (아주대학교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석오 원장 (박 샘 내과의원) 차봉수 교수는 연세대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 재무이사, 학술이사,홍보이사, 연구이사, 수련이사, 진료지침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당뇨병학회 차기이사장으로 선출되어 내년 2월 임기 2년의 새 이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차 교수의 전문 진료과목은 당뇨병(제2형, 제1형), 대사증후군, 이상지혈증, 갑상선양성질환 이며 현재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김대중 교수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아주대학교 의료원 기획담당 부실장, 아주대병원 진료협력센터 소장, 아주대의대 내분비대사내과 주임교수및 임상과장을 역임했다. 김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기획이사를 맡고있다. 전문진료분야는 당뇨병, 비만, 대사증후군, 갑상선질환이며 주요 연구분야는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역학연구이다 박석오 원장은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당뇨병센터 임상연수를 거쳐 광명성애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을 역임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보험법제이사, 대한내분비학회 일차임상진료이사, 복지부 당뇨병 분석심사 전문가위원, 심평원 당뇨병평가 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소아당뇨대상(보건복지부)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봉수 : 오늘 좌담회는 좀 특별합니다. ‘당뇨병 명의 4인4색 특별진단, 제네릭 봇물 당뇨병약, 병용급여기준 확대, 처방 대책은?’이란 제목부터가 그렇습니다. 당뇨병 신약 개발과 기존약제 개량연구 동향에 대해 좋은 말씀 기대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김대중 교수께먼저 여쭙겠습니다. 이 달 초부터 특허가 풀린 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 (이하DPP-4억제제) 같은 게 또 있을까요? 김대중 : 있죠. 지금 글로벌 시중에 나와 있는신약들 중 아직 국내에 안 들어온 것들이 있거든요. 일단 Glucagon-like petpite-1 receptor agonists (이하, GLP-1수용체작용제) 관련 약제, GIP(GLP-1수용체작용제의 효과를 보완할 수 있는 호르몬) 계열 약제, 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키는 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약물)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권혁상 : G단백질결합수용체40, GPR40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특허가 만료되는 약제들과 Tripleagonist(3중 작용 약물)들을 조합하는 제제를 계속 개발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그냥, 제일 접근하기 쉬운 것으로 메트포르민, DPP-4억제제,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 (이하 SGLT2억제제) 같은 것을 골라 계속 시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것도 생각해 보면 서방형으로 만들 것이냐, 속방형(速放形)으로 만들 것이냐, (용량을) 500mg짜리로 할 것이냐, 750mg으로 할것이냐 등 등 굉장히 복잡하더라고요. 회사마다 다양하게 다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박석오 : 그래서 요즘 관심을 더 갖게 된 것이 용량적정이 필요 없는 고정용량복합제인 듯 합니다.SGLT2억제제, DPP-4억제제, 그리고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키는 인슐린감수성개선제(TZD) 끼리의 복합제제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또 그런 약이 사장에서는 더 유용성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특허 만료 약, 제네릭 봇물 속 토종 신약도 등장
김대중 : 되레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SGLT2억제제 약물이 처음 출시된 시기를 보면 벌써 9~10년 이상 흘려버린 셈이잖아요. 그런데 가장 많이 쓰이는 DPP-4억제제나TZD 병용요법이 이제 허용된다고 하니 더 늦은감이 드는 것이지요. 박석오 : 복지부는 의학적인 문제보다는 비용문제를 더 따지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재정이 나가게 되니 다른 재정을 억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법합니다. 당뇨병용제 시장은 조 단위 규모의 고혈압약 시장과 달리 기껏해야 3000~5000억원대였는데, DPP-4 억제제 허가 완화로 시장이 배 이상으로 확대됐지요. 그런 경험 때문인지 복지부에선 당뇨병약을 계열단위로 푸는 것을 주저할가능성이 높습니다. SGLT2억제제 시장도 과거DPP-4 억제제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절반 정도, 몇 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혁상 : 이번 병용허가는 학회에서도 오래전부터 요청했던 것인데 기왕에 늦어졌으니 복지부 입장에서는 특허만료가 되는 시점을 기다렸다고도 보여집니다. 모 제약사의 SGLT2억제제, DPP-4억제제 판매가격을 보니 미국 약값 대비 1/30에 불과하더라고요. 당연히 제네릭으로 풀리면 가격이 그냥 다운되는 것이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이제 오리지널 특허가 풀리면 당연히 가격이 다운될 것이고, 그게 풀어줄 동기로 작동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엔블로’라는 토종 신약 허가도 정책적인 고려사항 중 하나였을수 있습니다. 앞서 최초의 국산 당뇨병신약 제미글로가 출시되는 시기에 DPP-4 억제제가 클래스로 풀렸듯이 말입니다. 당뇨병용제 시장, DPP-4억제제만 8000억원 이상 차봉수 : 예전에 DPP-4억제제가 나온 지 거의 한 2년도 안 된 시점에 제가 우연히 미국 교수 한 분에게 “DPP-4억제제를 얼마나 쓰는가?”고 물어보니 “대충 약 25%가량 쓴다. 저혈당 문제가 안 생겨 그렇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는 약간 임팩트가 다릅니다, SGLT2억제제가 더 드라마틱하고 ‘노블’한 약이라고 할만큼 당뇨 치료제로 보면 격이 다른 수준의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권혁상 : 그런데 DPP-4억제제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설마, 설마 했는데 처방이 너무 많이되니까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SGLT2억제제도 그런 걱정이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네릭 허가기준이 풀리고, 처방도 확대되고 건강보험급여까지 커버가 됐습니다. 비용 부담 증가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박석오 : DPP-4억제제의 경우 ‘자누비아’,‘제미글로’, ‘트라젠타’시리즈만 계산해도5000~6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모두 합치면 적어도 8000억원대는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차봉수 : 그러면 SGLT2억제제 시장은 앞으로얼마 정도 될 것 같아요? 박석오 : 정부측 재정추계에 따르면 500~600억원 정도 늘 것으로 보입니다. 막상 특허가 풀린 다음에 이뤄지는 저의 처방패턴 변화를 살펴보니 꼭 써야 될 환자는 이미 본인부담으로라도 쓰고 있었고, 그것을 보험급여로 돌린 것뿐이지, 신규 처방이 급격하게 막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개원가에서는 대학병원보다 더 보수적으로 처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혁상 :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요. 개원가에서 그간 안 쓰시던 분들이 아직은 주저주저 하셨거나,혹은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대상이 된 것을 모르셔서 그렇지 올 하반기쯤 되면 많이 처방하실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은 분명하고요. 병용급여 확대 예상, 처방패턴 변화 있을까 차봉수 : 같은 생각입니다.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글리나이드’류 하고 설포닐우레아(SU)를 같이 못쓰게 하잖아요. 그러면 (인슐린분비촉진 작용이 있는) DPP-4억제제와 SU도 같이 쓰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약이라는 게 이런 거죠. 기존에 쓰던 약이 이제 더 많은 계열을 필요로 하게 됐을 때, 새로 나온 어떤 약이 안전하다 해도 기존의 약을 버리기가 쉽지 않지요. 예를 들면 DPP-4억제제를 먼저 쓰다가 안 되면 SU를 처방하는데, SU를 쓰고 있다가 안 될 때도 DPP-4억제제를 쓸 수 있죠. 이게 보편적인 처방패턴이거든요. 건강보험도 이것을 허용하고 있고요. DPP-4억제제는 두 번째 처방 약으로 포지션이 확고합니다. 안전하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바로 SGLT2억제제 처방이 들어간다면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메트포르민’을 기본 처방으로 해줘도 좋겠네요. 건수도 많이 늘어날 겁니다. 권혁상 : 2000년대 초 당뇨병약 시장을 풍미했으나 부작용 우려 때문에 위축된 TZD 처방에 대한 불안감도 많이 수그러들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가 볼 때는 TZD와 DPP-4, SGLT2 억제제의 복합치료가 아주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효과가 매우 좋고요. 약값이 낮아져 비(非)보험 사용도 늘것 같습니다. 박석오 : 저는 SGLT2억제제 처방이 DPP-4억제제처럼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100명에게 처방했을 때 꼭 1~2명 정도는 컴플레인을 제기하는데 그걸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과 달리 개원가에선 약 처방시 효과보다는 부작용이나 불편감에 대해 훨씬 더 예민할 수밖에 없어요. SGLT2억제제의 경우 DPP-4억제제에 비해 처방이 빠르게 활성화되기에는 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한 번 검증이 된 환자들한테는 반복처방이 나가겠지만, SGLT2억제제를 처음부터 과감하게 쓰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거죠. 차봉수 : 그런 면에서 보면 사실 메트포르민도조금 불편한 약인데, DPP-4억제제가 나와 당뇨병 환자를 큰 불편 없이 진료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 역시 처방 건수를 확 늘리는 동기가 될겁니다. 다만 SGLT2억제제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대중 : 원래 상승 그래프가 좋은 근거들이 나오면 처방건수도 덩달아 올라가야 되는데, DPP-4억제제 상승 속도를 SGLT2억제제가 쫓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 박석오 : 아무리 비급여라도 SGLT2억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에겐 처방하겠지만,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때문이라 봅니다. 토종 신약 엔블로의 앞날을 예상해 보면 차봉수 : 자, 그렇다면 우리가 개발한 SGLT2억제제 계통 당뇨병 신약 ‘엔블로’의 미래는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대중 : 많이 쓰겠죠. 그동안에는 마케팅을 하는 회사가 몇 개뿐이었지만, 포시가 제네릭의 등장과 함께 그 회사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고, 엔블로 개발사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그러면 동네 의원 의사들도 이제 지금보다 더 많이 처방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제가 얼마 전 내과 진료가 굉장히 활성화돼 있는 수원 지역에서 강의를 했는데, 최근 두 달 동안 SGLT2억제제 강좌만 네 차례나 수강했다고 하더군요. 포시가 제네릭 회사들도 판촉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SGLT2억제제를 잘 몰랐던 사람도 이제는 다 알게 될 것이고, 당연히 처방경험도 더 쌓이게 될 것입니다. 박석오 : 문제는 급여기준입니다. 엔블로 적응증이 제한적이어서 처방에 제약이 따르거든요. 뭐는 제외, 이렇게 단서가 붙게 될 경우 개원가에선 급여기준이 복잡하다고 생각해 배제할 가능성이 높아요. 적응증을 더 확충해 경쟁관계의 다른 약들과 똑같은 클래스로 올리지 못하면 성장에는 조금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권혁상 : 저는 국내신약으로서 DPP-4억제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제미글로’의 사례를 교훈 삼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 DPP-4억제제가 9가지나 되고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2위를 다투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다른 약제와 차별화하기 위해 보다 많은 한국인에서의 evidence를 뒷받침하기 위한 임상연구경험의 차이가 낳은 결과라 봅니다. 김대중 : 예, LG화학이 연구에 투자를 엄청 많이 한 것은 사실입니다. 박석오 : 당시 2차 병원에 근무하던 저도 ‘제미글로’ 임상연구에 동참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기가 연구한 것이라 그랬는지 주인의식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처방하게 된 것도 있고요.
혈당 저하 효과에 체중조절 비만치료 덤인 약도 혈당 저하 효과에 체중조절 비만치료 덤인 약 박석오 : 릴리의 ‘트루리시티’ 고용량케이스들을 보면요. 솔직히 GLP-1수용체작용제는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체중감소란 덤 효과도 한계가 있어 보이고요. 김대중 : 트루리시티보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조절 데이터가 좋습니다. 주1회 사용 세마글루타이드 ‘위클리’가 나오게 되면 시장이 훨씬 더 커질 수도 있겠습니다. 박석오 : 약가가 기존 약이랑 비슷하게 결정되면 정말 판도가 바뀔 수도 있겠지요. 김대중 : 그게 혈당만 떨어지는 게 아니고 체중감량 효과도 워낙 좋으니까요. 요즘 젊은이들은 주사 맞는 것에 주저함이 없으니까 살 빠진다고 하면 많이 쓸 것 같아요. 메트포르민은 1차약 지위 그대로 유지할까 차봉수 : 그러면 앞으로 어떤 약들이 부각이 될까요? ‘메트포르민’이 여전히 1차 약 지위를 유지할수 있을까요? 김대중 : 그 문제는 급여기준 개정작업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이번에 (학회에서) 진료지침을 만들 때도 저는 개인적으로 1차 약제 지위를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개진했는데, 학회는 그래도 메트포르민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더라고요. 현재로선 메트포르민을 빼고 다른 약을병용하는 게 쉽지 않은 까닭입니다. 아무튼 지금 급여기준은 너무 복잡하고 안 되는 게 너무 많거든요. 박석오 : 그냥 혈압약 같이 작용기전만 다르다면 3종까지 인정할 경우 딱 한줄로 정리가 되어 간단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메트포르민은 1차약 지위를 유지하되 조절목표 달성이 안될경우 2제 혹은 3제병용은 어떤 것과의 조합이든 의사가 알아서 할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신기능 이상이나 위장관장애 등 메트포르민 사용이 곤란한 경우 메트포르민 없는 3제병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김대중 : 그러니까 일반 원칙을 대대적으로 손질하자는 거죠? 좋은 생각입니다. 박석오 : 그게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안 돼요. GLP-1수용체작용제 같은 상대적 고가약은 예외로 하고, ‘인슐린 포함해서 3제는 무조건 알아서 다 보험급여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차봉수 : 제가 알기로는 대만이 의료보험을 그렇게 운영하더군요. 2000년대 초반에 TZD라는 약이 나왔는데 기존에 괜찮은 당뇨병 약이 별로 없다가 갑자기 너무 비싼 약이 나오는 바람에 “당신네들은 보험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어요, 그 나라는 주요 질환별로 지불할 돈이 정해져 있대요. 예를 들면 고혈압 치료를 위해선 얼마까지는 자유롭게 쓰는데, 그 이후부터는 조금밖에 안 해준다는 거예요. 약은 몇 개를 쓰든 상관이 없대요. 약가가 내려가는 것은 언제쯤이지요? 김대중 : 올 가을이예요. 박석오 : 해당약제의 특허가 만료된 시점에 가격인하가 됩니다. 포시가 제네릭은 510원대인데, 특허가 풀리지 않은 자디앙은 660~852원이고, 엔블로는 611원으로 신약임에도 약가가 매우 낮게 책정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되어버렸습니다. 복합치료 시 약제 병용 콤비네이션은 어떻게? 차봉수 : 큰 한계가 있는것 같아요. 이게 마치 우리가 DPP-4 억제제 쓰고 메트포르민 쓰고 인슐린 쓰는 거랑 효과가 비슷하단 말이에요. 그러면 GLP-1수용체작용제와 인슐린 복합제를 쓰면서 DPP-4억제제는 못 쓰게 하는 게 맞지요. 그런데 여기에다 SGLT2억제제를 추가로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러면또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에요? 3가지 병용이 아니라 4가지 병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요. 김대중 : 그러니까요. 이제는 4제 처방도 많이 늘어날 거라 봅니다. 왜냐하면(제네릭 대거 등장으로)가격들이 저렴해졌고, 어떻게든 3가지는 일단 다 보험 급여가 되니 전액 비보험 본인부담이라도 한 가지 더 추가하는 것도 받아들일 것 같아요. 지금은 조금 작은 포지션인 4제 콤비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차봉수 : 고정관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도의) 베타세포는 제 기능을 못할것이라 늘 생각하고, 이것을 끝까지 잘 써 먹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약을 쓰다가)이거 좀 아니다 싶으면 나는 빨리 인슐린 쓰기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쓸 수 있는 약의 가짓수가 많아지면 최후의 수단이랄 수 있는 인슐린 사용 패턴에도 변화가 오게 될까요? 늦어질까요, 빨라질까요, 똑같을까요? 인슐린 사용을 늦추는데 영향 미칠것 차봉수 :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 늘 사고 위험이 따르지요? 그래서 안전벨트가 생겼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망자 수는 줄일 수 있었는지 몰라도, 사고 건수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겁니다. 그게 안전벨트 때문이라는 거예요.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사고가 나도 안 죽는다는 생각에 사고가 더 많이 난다는 거죠. 그 결과 사망률은 별 차이가 없다고 해요. 당뇨병 약도 그런 것 아닐까 싶어요.“약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인슐린을 써야 한다.” 이렇게 협박(?)을 하면 (환자들은) 완전 조심하고 그 시기를 늦추려 애쓰게 되는데, 그러지 않고 많은 계열의 약들을 너무 서둘러 사용해버리면 개인 생활습관개선을 등한시할 우려가 생기죠. 결국 베타세포 기능저하 속도도 빨라져 급기야 인슐린을 써도 혈당조절이 안 되는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당뇨병 약 3제, 4제 병용은 결국 인슐린 사용을 지연시키고, 인슐린 사용자의 비율을 감소시키는 데도 영향을 줄거라 봅니다. 이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지켜 봐야겠죠. 김대중 : 어쨌든 현재로선 어떤 조합을 쓰든 글루코스(혈당)를 얼마나 정상 수준에 가깝게 맞춰줄 것인가가 제일 관건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경구 약을 막 이렇게 쏟아서 (혈당을) 쫙 컨트롤해주면 (인슐린사용 시기를) 좀 더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봉수 : 영국이었던 것 같은데요. 당뇨병 초반 10년 동안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나중에 느슨하게 관리한 그룹A, 처음에 느슨하게 관리하다 나중에 적극적으로 관리한 그룹B을 비교해보니 A그룹의 예후가상대적으로 좋게 나왔다고 합니다. 합병증도 적고. 지금 김대중 선생님이 얘기한 것처럼 당뇨 치료 초기엔 베타세포 기능을 어떻게든 잘 살리는 게 관건인데, 약을 막 쓰면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김대중 : 합병증도 덜 오겠지요. 식사요법 등 개인 생활습관 개선 노력도 중요 박석오 : 그렇다고 약에만 너무 의존하려 드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당뇨병 정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발병초기에 빨리 찾아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합니다. 2차검진 항목에서라도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차 검진 기관에서 찾아낸 초기 당뇨병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약보다도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입니다. ‘약물요법’이란 카드를 쓰기에 앞서 식사, 운동요법과 함께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일에 의사들이 좀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재정도 약제비 쪽으로 쏠리기보다는 당뇨병을 관리하는 의사들을 돕는 쪽으로 더 무게를 둬야 합니다. 국가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정부 정책이 약물요법으로만 자꾸 쏠리게 되면그만큼 생활습관 개선 등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당뇨병 약을 막 푸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봉수 : 그렇죠, 원칙을 따르는 게 좋아요. 당뇨대전’이라 불리는 당뇨병 약 시장 규모는? 김대중 : 지금 1조2000억원 규모 정도로 추산합니다. 계속 늘고 있어요. 중간에 새로운 약이 들어오고, 또 제네릭이 풀리면서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환자 수도 늘어나기도 했고요. 차봉수 : 흔히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하잖아요. 의료시장이 그런 것 같아요.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 환자는 (그 약을) 복용합니다. 그래서 더 절제가 필요합니다. 어떻습니까? 제약사가 약을 개발하면 어떻게든 많이 팔려고 의사들을 상대로 열심히 마케팅활동을 할 텐데, 혹시 불필요한 처방이 나올 가능성은요? 권혁상 :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화이자)가 1000억원 대 시장을 형성했잖아요. 특허만료로 제네릭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연간 1000억원어치가 팔렸어요. 어떻게 된 건가 봤더니 1000억원대 리피토 시장에 또 1000억원 규모의 제네릭 시장이 열린 덕분이라는겁니다. 이는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말 그대로 시장이 배 이상 커졌다는 뜻이죠.우리가 정상 범위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계속 낮춘 영향도 있겠지만, 그동안 숨어 있던, 약을 먹어야 할 수준의 사람들이 약을 안 먹다가 제네릭의 등장으로 약값이 내려가니까 뒤늦게 복용하기 시작한 탓도 있거든요.DPP-4, SGLT2 억제제 특허가 풀린 당뇨병약 시장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데, 여전히 혈당 조절 안 하고 약도 안 드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약 시장도 아마 계속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차봉수 : 혹시 디스커버리 국제공동 연구를 아십니까? 한 가지 약을 쓰는 당뇨병 환자가 언제쯤 두 번째 약을 쓰게 되는가를 전 세계적으로 관찰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어떤 약을 썼는가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약을 쓰다가 그 두 번째 약을 처방하는 시기, 그 사람의 당화혈색소가 얼마였는지를 나라별로 비교했어요. 그 결과 한국이 1등을 했대요. 두 번째 약제가 들어가는 당화혈색소 수치 기준이 제일 낮았다는 겁니다. 얼마일 것 같아요? 7.8%이었어요.그러니까 이론은 이론일 뿐이란 말입니다. 리얼 월드(현실 세계)에선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과 다르게 돌아갈 수도 있음을 염두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두 번째 약을 선택하는 시기, 즉 당화혈색소 수치 기준을 더 높게 잡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큰 원칙은 달라진 당뇨병약 처방환경도 우리가 제대로 알고 제대로 대처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란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원칙을 지킬 때 국민건강도, 보험재정도 둘 다 튼튼해진다는것을 꼭 기억합시다. 장시간 활발한 토론을 통해 의미있는 의견을 개진 해 주신 세분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코멘트입력 |
---|